[스크랩] 왜 사느냐고
왜 사느냐고
“왜 사느냐?”고 “어떻게 살아가느냐?”고 굳이 묻지 마시게.
사람 사는 일에 무슨 법칙이 있고 삶에 무슨 공식이라도 있다던가? 그냥, 세상이 좋으니 순응하며 사는 것이지. 보이시는가. 저기, 푸른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한 조각 흰 구름, 그저, 바람 부는 대로 흘러가지만 그 얼마나 여유롭고 아름다운가. 진정, 여유 있는 삶이란 나, 가진 만큼 만족하고 남의 것 탐내지도 보지도 아니하고 누구 하나 마음 아프게 아니하고 누구 눈에 슬픈 눈물 흐르게 하지 아니하며 오직, 사랑하는 마음 하나 가슴에 담고 물 흐르듯, 구름 가듯, 그냥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라네.
“남들은 저리 사는데.”하고 부러워하지 마시게. 깊이 알고 보면, 그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 삶의 고통이 있고 근심 걱정 있는 법이라네. 옥에도 티가 있듯이 이 세상엔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
한 가지 살아가며 검은 돈은 탐하지 마시게. 먹어서는 아니 되는 그놈의 ‘돈’ 받아먹고 쇠고랑 차는 꼴, 한 두 사람 보았는가?
받을 때는 좋지만 알고 보니 가시 방석이요, 뜨거운 불구덩이 속이요, 그곳을 박차고 벗어나지 못하는 선량들 오히려 측은하고 가련하지 않던가.
그저, 비우고 고요히 사시게. 캄캄한 밤하늘의 별을 헤며 반딧불 벗 삼아 마시는 막걸리 한 잔
소쩍새 울음소리 자장가 삼아 잠이 들어도 마음 편하면 그만이지. 휘황찬란한 불빛 아래 값 비싼 술과 멋진 풍류에 취해 흥청거리며 기회만 있으면 더 가지려 눈 부릅뜨고, 그렇게 아웅다웅 하고 살면 무얼 하겠나.
가진 것 없는 사람이나 가진 것 많은 사람이나 옷 입고 잠자고, 깨고, 술 마시고, 하루 세끼 먹는 것도 마찬가지고, 늙고 병들어 북망산 갈 때, 빈손 쥐고 가는 것도 똑 같지 않던가.
우리가 100년을 살겠나. 1000년을 살겠나? 한 푼이라도 더 가지려 발버둥 쳐 가져 본들, 한 치라도 더 높이 오르려 안간 힘을 써서 올라 본들, 인생은 일장춘몽.
들여 마신 숨마저도 다 내 뱉지도 못하고 눈 감고 가는 길, 마지막 입고 갈 수의에는 주머니도 없는데, 그렇게 모두 버리고 갈 수밖에 없는데, 이름은 남지 않더라도 가는 길 뒤편에서 손가락질 하는 사람이나 없도록 허망한 욕심 모두 버리고 베풀고, 비우고, 양보하고, 덕을 쌓으며
그저, 고요하게 살다가 조용히 떠나게나.
-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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