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걸레는 화내지 않습니다.
걸레는 화내지 않습니다.
걸레를 아쉬울 때마다 찿는 우리의 마음이 늘 화를 내지요.
걸레질을 하려면 늘 흐르는 물에 지저분해진 걸레를 다시 행군 후 방바닥을 훔쳐나간다.
걸레는 늘 냄새나고 지저분하다. 그도 그럴 것이 걸레는 모든 지저분한 것을 닦아내기 때문이다.
냄새도 심하고 한번 걸레질하고 나면 손엔 냄새가 배어 기분도 불쾌해진다.
이 걸레란 녀석은 집안 보이지 않는 곳 저쪽 구석에 숨겨둔다. 혹시 손님이라도 오면 보일까봐 걸레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외면되어진다.
냄새나고 더럽고 불쾌한 걸레 우린 지저분하고 더러워진 곳을 보면 곧바로 걸레를 찾는다. 그리고 걸레가 지나간 자리는 반짝반짝 빛이 나며 깨끗해진다.
그리고는 다시 걸레는 외면당해진다. 필요할 때만 찾게 되는 못난이 걸레 평소엔 외면당해지는 못난이 걸레 그 걸레는 자신을 기꺼이 더럽혀 주변을 깨끗이 한다. 잠깐이라도 자신을 찾아준 것에 대한 소임을 충분히 다한다.
쓰여지고 외면당하고 쓰여지고 외면당하기를 평생 반복하는 걸레는 어쩌면 우리 인간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우리의 부모도 늙고 병들어 몸에선 냄새도 나고 함께 있으면 그다지 즐거운 말도 없어 유쾌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내가 필요할 땐 언제든 부모를 찾게 된다.
그것은 걸레의 이치와 다르지 않다 비록 냄새나고 불쾌한 걸레도 자신의 소임 하나가 무언지를 알며 모든 이가 자신을 외면해도 언젠가 자신을 찾아줄 때까지 외면당한 그곳에서 기다린다.
이쁘고 아름답고 화려하고 즐거운 것만이 세상에 전부는 아닐 것이다. 언젠가 우리의 몸도 걸레처럼 될 것이다.
퀴퀴한 냄새가 나고 병들고 외면당하기 일쑤인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여 자신은 더러워지고 병들어도 주위를 밝혀주는 걸레 같은 사람들 그들의 인생은 참으로 아름답다.
걸레 같은 사람이 좋다 그리고 걸레 같은 사람을 소중히 생각할 줄 아는 지혜롭고 겸손한 사람이 좋다
<랑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