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스크랩] 수녀 이모 emfqh 2018. 8. 5. 07:58 수녀 이모/ 이해인 어쩌면 수녀는 이모 같은 존재가 아닐까요? 엄마만이 해야 할 몫을 대신할 순 없지만 누군가 자기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는 편애하지 않고 골고루 푸근하고 넉넉한 사랑의 손길을 펼치려는 사람 아낌없이 잘해주지만 어떤 대가를 바라서는 안 되며 언제라도 잊혀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사람들과 정을 나누되 정에 너무 매이면 안 되는 서늘한 지혜를 배우고 익히는 사람 비록 결혼을 하진 않았지만 가정 이야기를 비롯해 세상의 온갖 이야기를 정성껏 들어주며 사람들과 함께 웃고 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수녀 이모 참으로 이상적인 이모 노릇을 하기는 그리 쉽지 않지만 그래도 세상엔 이러한 이모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꽤 많은 듯 합니다 물론 평생을 밖에 나오지 않고 단순 노동을 하면서 기도에만 몰두하는 이모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런저런 소임에 몸담고 있습니다 나처럼 주로 글을 쓰고 가르치는 일을 하는 이모도 있지만 일부러 농촌에 가서 농사를 짓는 이모 도시 빈민들과 함께 판자촌에서 생활하는 이모 노숙자들에게 밥을 지어드리는 이모 부모 없는 아이들을 돌보는 이모 가출한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하는 이모 미혼모를 돌보는 이모 노인이나 환자들을 돌보는 이모 지체 장애인들에게 바느질을 가르치며 함께 생활하는 이모......... 이모가 하는 일은 매우 폭넓고 다양합니다 엄마 대신이지만 엄마처럼 정성스런 마음으로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수녀 이모들을 볼 때면 나도 문득 고마운 생각이 듭니다 나야 이름이 밖으로 조금 더 알려진 작은 이모지만 드러나지 않게 숨어서 대단한 일을 하는 이모들이 많아서 자랑스럽습니다 가끔 억울한 일을 하소연해 오는 이들에게 나는 별로 큰 힘도 못 되어주고 속을 끓일 때가 많지만 더 능력 있고 지혜로운 이모들과 연결해서 문제를 해결해주는 기쁨도 있습니다 - '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중에서 - 출처 :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글쓴이 : 다솜이 원글보기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