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하나의 이름으로 부르고 싶은 친구들이여/김수환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여러분을 생각할 때
나의 가슴은
한없이 벅차 오릅니다
내게 더없이 소중한
친구들이여
나는 여러분의 젊은 가슴에서
그 크기와 광채가 아주 다양한
여러 별빛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름을 모르지만
하나하나의 이름으로 부르고픈 친구들이여
여러분은 집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교회나 사회에서
저녁의 아스라함과 밤의 칠흑을
이미 경험했으리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때때로 근심스러움에 싸였고
걱정과 불안으로 거리를 방황했고
또 근심과 갈등과 물음을 안은 채
잠 못 이루는 밤들을 보냈을 것입니다.
왜 가족들은 이다지 뿔뿔이 흩어져야 하는 가?
왜 학교는 그토록 심한 전쟁터일까?
왜 사회는
우리들의 마음을 무참히 짓밟는 것일까?
여러분 중에 특히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삶의 고달픈 짐을
힘겼게 져야했던 젊은이들에게
나는 더 각별한 애정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친구여
두려워 마세요.힘을 내세요!
우리의 별빛은 까만 밤일수록
더욱 찬란해집니다
막연하고 캄캄하게 느껴지는 순간일수록
여러분의 가슴 속 깊이에서 비추이는 그 별빛을
찾으십시오.
그때는 무언가 소중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순간입니다.
차동엽 신부 '김수환 추기경의 '친전' 중에서
어느날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외국인들과 어울려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본 사람들이 추기경님에게 물었답니다.
'추기경님은 몇개 국어를 하실 수 있으세요.?".
질문을 한 사람들은 추기경님께서 최소한 몇개 국어는 하신다고 대답하실 줄 알고 그 답을 기다렸다고 합니다.
모국어는 물론이고 일본에서 유학하셨으니 일어 그리고 영어 라틴어등은 잘 하실수 있다는 생각에서였지요.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도 한번 맞추어 보실래요.
추기경님의 대답은 저는 두개 국어를 능숙하게 합니다.
두개 국어라는 말에 의아해 하는 사람들을 향해
"하나는 참말이고 또 하나는 거짓말을 아주 능숙하게 합니다"
하시며 웃으셨답니다.
추기경님의 재치가 드러나는 대답이셨지만 듣는 저에게는 큰 울림으로 다기왔네요.
요즈음 세상에 내뱉어지는 말들을 생각하면서 가슴에서 쿵하는 소리가 났지요.
모국어는 물론 거짓말을 못해도 저렇게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은 사람들이 참 많은 혼란스러운 세상에
보내는 맑은 울림은 아닐는지요.
추기경님께서 거짓말을 능숙하게 하셨다지만 그 거짓말이라는 것이 오늘날 쏟아져 나오는 그 추한 거짓말은 결코 아니었을 것이고 살짝 사랑스럽고 애교스러운 그런 말이었으리라 미루어 짐작해 봅니다.
거짓말도 사랑스럽고 애교스러울 때나 그냥 참고 속아주는 것 아닐까요?
요즈음 눈에 보이는 거짓말을 참말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며 살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저 뿐일까요.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도 모르고 그냥 닥치는 대로 살았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가 없는 몰염치와 예의 없는 말들 말들.....
아무리 예쁘고 사랑스럽게 생긴 아이도 울고불고 떼를 쓰며 하는 말은 밉상일진대
그것도 시정잡배도 아니고 소위 말하는 opinino leader들이 하는 말이라고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쓰레기통에 넣기도 아까운 오염된 말들이 파도처럼 넘실대는 현실이 안타깝고도 많이 아픕니다.
존경할 수 있는 어른이 별로 없는 나라 참 불행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며 다시 한번 추기경님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젊음이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담아 용기를 주는 어른들의 편지가 그리워 지는 날들이 속절없이 흘러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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